너의 이름은?
이왕 가야의 이야기를 시작한 김에 가장 먼저 가야에 대한 이름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. 보통은 ‘가야’라고 알고 있지만 역사에 조금 관심이 있으시다면 가라, 가락, 임나 등 여러 이름에 대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. 고구려, 백제, 신라와 같은 나라와 다르게 가야를 나타내는 글자는 매우 다양합니다. 대개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.
1. 가야 - 伽倻, 加耶, 伽耶
2. 가라 - 加羅, 伽羅, 迦羅, 柯羅
3. 가락 - 駕洛, 迦落
4. 임나 - 任那
먼저 가장 많이 알려진 가야에 대해서 먼저 알아볼까요. 가야는 삼국사기 등 국내 사서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이름입니다. 그 유래는 <삼국지> 위지 동이전에 나오는 변한 12국 중에 하나인 ‘구야국’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. 구야국은 지금의 김해로 비정되며 바로 금관국(금관가야)입니다. 구야국(금관국)이 초기에 가장 잘나갔던 나라였기 때문에 이 이름이 가야 전체를 가르키는 이름으로 확대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.
가야에 뜻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. 겨레를 뜻하는 알타이 말 Xala에서 유래했다는 설, 들판을 뜻하는 남방어 Kara에서 유래했다는 설, 큰 나라 혹은 신의 나라라는 뜻이라는 설, 땅 끝 해변에 위치한 갓나라를 가리키는 말이었다는 설, 낙동강 하구에서 위치했던 나라였기에 가람[江] 혹은 갈래라는 말에서 나왔다는 설, 성읍(城邑)을 뜻하는 구루(溝婁)와 같은 말이라는 설, 가야인들이 머리에 쓰고 다는 끝이 뾰족한 고깔모자 ‘가나’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습니다.
가라는 고대 사료에서 가장 널리 쓰인 국명입니다. 광개토대왕비(414년) 및 <송서>와 <남제서(5세기 말~6세기초)>, 그리고 <일본서기(720년)> 등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. 가야 전체를 가리키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대가야(반파국)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습니다. 대가야가 전성기였을 때는 대가야는 가라, 금관국은 남가라 불렸습니다.(물론 금관국이 스스로 자신을 남가라로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)
가락은 <삼국유사>의 '가락국기'나 <신증동국여지승람(1530년)>에서 금관국을 지칭하는 이름이었습니다.
마지막으로 임나입니다. 임나일본부설로 인해 이미지가 폭망하였지만 실제로 삼국사기, 최치원이 지은 진경대사탑비(924년)에도 확인되는 이름입니다. 그리고 <일본서기>에서 많이 쓰입니다. 그리고 광개토대왕비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(광개토대왕비에서 임나가라(任那加羅)라고 나옵니다). 대개 가야 전체를 포괄하는 이름이었으며, 신라보다는 백제 쪽에서 많이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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